도서 작가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복잡한 도시를 떠나도 여전히 괜찮은 삶(부제)

조여름 작가 소개
출간일
2024-07-01
ISBN
9791193022597
페이지
208
가격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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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제11회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 대상 수상 ★★★
★★★ 누적 33만 뷰 화제의 브런치북 ★★★

빌딩 숲에서 진짜 숲으로 떠난 직장인
대도시를 떠나 뜻밖의 행복을 발견한 리얼 다큐 소도시 라이프가 펼쳐진다


수도권 인구 집중으로 지방 소멸 위기가 심각하다는 흉흉한 소식이 오가는 가운데 ‘사고’ 싶은 도시가 아니라 ‘살고’ 싶은 도시를 찾아 이주하는 젊은이들이 조금씩 증가하는 중이다. 그리고 여기, 대도시의 고단한 생활을 청산하고 전국 방방곡곡 알짜배기 기회를 찾아 나서는 조금 수상한 청춘이 있다. 그의 이름은 조여름. ‘영끌’ 해서 은행 대출을 받아도 턱없이 모자란 서울 집값, 혼잡하기로 악명 높은 출퇴근길 대중교통, 살인적인 물가, 미세먼지 가득한 최악의 공기질 등 좀처럼 나아질 것 같지 않은 환경에 지쳐 서울 살이에 종지부를 찍고 남쪽으로 도망쳤다.
걸을 때마다 깔끔한 셔츠 위로 살랑이는 사원증도, 나라는 존재를 대신 증명해주는 듯한 명함도 내려놓고 다시 시골로 향한 데에는 도시라는 거대 플랫폼에서 벗어나 내가 진짜 원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겠다는 의지가 큰 역할을 했다. 삐걱삐걱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직장 생활에 안주하자니 미래가 막막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자니 겁부터 나는, 이제 막 30대 중반에 들어선 애매한 나이. 더는 물러날 곳이 없을 것만 같았던 생활 끝에 우리나라 곳곳의 크고 작은 도시로 거처를 옮겨 다니며 다양한 지역을 경험하다 보니 한 줄기 빛이 비치듯 새로운 인생이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담은 로컬 에세이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가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평균에서 낙오된 줄 알았더니 오히려 인생의 영토가 넓어져버렸다?!”
대도시 생활을 포기해도 잘 지낼 수 있다는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


평소와 다름없이 편의점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대충 때우고 늦게까지 야근한 날. 녹초가 되어 퇴근한 조여름 작가를 맞이한 건 좁고 어두운 원룸 안에서 홀로 빛을 밝히던 TV 화면 속 영화 「리틀 포레스트」. 시골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자신을 위한 하루를 정성껏 빚어가는 주인공 혜원의 모습은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불을 붙였다. ‘돌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의 불씨는 ‘돌아가야겠다’라는 뜨거운 다짐이 되어 사뭇 순조로워 보였던 인생 경로를 난생처음으로 이탈하게 했다.

“‘도망가는 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약하다 욕해도, 내 인생이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이 답답한 곳에서 당장 빠져나오기로 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쉬면 다시 힘을 내어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20면 「정규직이라는 줄을 끊고 번지점프를 하다」 중에서)

치열한 노력 끝에 겨우 손에 거머쥔 정규직 자리를 포기한 이가 무턱대고 떠나버린, 끝을 알 수 없는 여정의 도착지는 대체 어디가 될 것인가.

“시골 공무원은 제가 또 처음입니다만”
서울, 상주, 의성을 거쳐 제주까지… 우당퉁탕 로컬 라이프의 시작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는 총 3부로 구성되었다. 각 부에서는 수도권 지역에 집중된 ‘먹고사니즘’에서 시선을 살짝만 돌려도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이 펼쳐질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단계별로 제시한다.
1부에서는 순탄한 직장인의 삶을 사원증과 함께 반납하고 서울을 떠나 고향 상주에서 보낸 슬로 라이프를 담았다. 마음만 먹으면 집 앞 텃밭에서 딴 싱싱한 채소로 제철 요리를 해 먹을 수 있고, 남과 비교하거나 불필요한 소비에 돈을 지출하는 일도 자연스레 줄어들면서 ‘나’와 ‘자연’에 집중하는 풍요로운 시간을 보냈다. 한편 가뭄으로 들깨 농사가 망하고, 정성 들여 준비한 곶감 농사에서는 본전만 겨우 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겪으며 귀농은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된다.
2부에서는 지방소멸 위험지수 1위로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는 의성의 군청에 임기제 공무원으로 취업해 시골 직장인으로 일하며 살아가는 본격 소도시 직장 생활을 소개한다. 지역의 공무원 자리를 구하는 법뿐만 아니라 대도시 생활에 익숙한 사람이 작은 도시로 올 때 논과 밭에 둘러싸인 시골집보다는 읍내에 있는 아파트를 얻을 것을 추천하는 등 여러 가지 도움이 될 만한 꿀팁을 알려준다. 그 외에 서울, 경기권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아 기업 취업이 대체로 어렵지 않은 편이고, 청년 창업이나 한 달 살기 프로그램 등 인구 유입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적극 추진하는 지역별 여러 정책을 활용하는 법 등 소도시에 정착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공무원은 처음이었지만 이전 직장이 공공기관이었던 덕에 업무 프로세스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도시에 비해 직장 수가 적은 건 맞지만 젊은 사람 수는 더 적다 보니 경쟁률이 터무니없이 낮았다. 이전 직장에 입사할 때 경쟁률이 148:1이었다면 여기는 6:1이었다. 신입과 경력직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큰 격차다. 말 그대로 블루오션인 것이다.” (92면 「시골 직장인으로 살아가기」 중에서)

마지막 3부에서는 어쩌다 보니 바다까지 건너 독특한 지역색이 느껴지는 직장 생활을 경험한 이야기가 담겼다. 같이 일하는 동료와의 대화에 종종 알아듣기 힘든 제주어가 등장할 뿐 아니라 근무하다 말고 제주도청 옥상에 올라가면 남쪽으로 한라산, 북쪽으로 제주 바다가 펼쳐지는 등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도 있었다.

“인구 1,000만의 대도시부터 50만, 10만, 5만을 고루 경험했다. 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든 길은 결국 내가 택한 길이다. 한때는 대도시가 나를 떠밀었다고 생각했지만, 여러 도시를 거치며 사실은 내 안에 있는 욕망들을 하나하나 골라내 왔다는 걸 이제는 안다. (중략) 앞으로 제주에 정착하게 될지, 다른 도시에서 살게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또 다른 곳에서 살게 되더라도, 어려워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더 자신 있게 새로운 곳으로 발을 내디딜 것 같다.” (202~203면 「도시는 메시지를 던진다」 중에서)

이처럼 내가 사는 도시를 바꾸는 것만으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경험의 폭은 크게 확장된다. 한 번도 살아본 적 없는 곳에 정착해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부대끼며 생활한다는 것은 어쩌면 다른 차원의 도전이다. 그러나 ‘대도시가 아닌 곳에서도 잘살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 마음의 영토가 넓어진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상상해볼 수 있는 용기와 힌트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는 다양한 지역의 작은 도시, 아담한 동네로 삶의 무대를 옮길 때마다 이분법적으로 ‘시골’과 ‘도시’를 구분하는 것이 아닌, 삶의 또 다른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알려주며,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도시에서 무엇이 좋고 무엇이 행복한가에 대한 다양한 답을 제시한다. 그렇게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놓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언제든 어디로든 자유로이 떠날 수 있다는 가뿐한 발걸음으로, 우리는 로컬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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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_조여름 (글)
가을이 되면 잘 익은 감이 온 산을 물들이는 상주에서 TV에 나오는 화려한 도시 속 삶을 동경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했으나 가난한 청춘에게 한없이 가혹한 현실을 마주한 뒤 온갖 아르바이트에 허덕이며 반지하와 고시원을 전전했다.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출판사와 대기업, 공공기관까지 두루 경험했지만 높은 집값을 감내하며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빌딩 숲을 떠나며 커리어를 위한 모든 기회를 걷어찼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시골에서 더 큰 기회를 얻어 그간 꿈꾸던 것들을 하나하나 실행해나가기 시작했다. 대도시에서 살 때보다 더 높은 연봉, 더 하고 싶었던 일, 더 갖고 싶었던 커리어를 경험하고 도시를 옮길 때마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상주와 의성을 거쳐 제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인생 최종 목표였던 작가의 삶을 살기 시작해 요즘 매일 웹소설과 씨름하고 있다.

조여름 작가의 브런치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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