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콤포스텔라 국제 그림책상 수상작
산불이 파괴한 자연과 동물들의 삶을 날카롭게 묘사한 환경 그림책
페루 출신 작가 파비올라 안초레나의 첫 번째 그림책. 아침 해가 뜨지 않아 어둠에 잠긴 숲에 남겨진 동물들의 두려움과 무력감을 무게감 있는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산불로 인해 황폐해진 숲과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동물들의 겪는 고통을 그리지만, 결국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예전의 숲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이 일으키는 기후 재앙과 산림 파괴가 산불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임을 암시하며, 현재까지도 지속되는 대규모 산불 문제에 관심을 갖고, 문제의 원인에 맞서 싸워야 함을 강조한다. “환경 착취와 파괴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선명하게 담은 시의성 있는 그림책”이라는 평을 받으며 제15회 콤포스텔라 국제 그림책상을 수상했다.
“환경 착취와 환경 파괴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선명하게 담은 시의성 있는 그림책. 서정적으로 표현한 글 텍스트와 절제된 바탕색에 강렬한 포인트 컬러를 사용한
그림 텍스트가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 콤포스텔라 국제 그림책상 심사평
아침 해를 삼킨 재앙, 산불
어느 날부터 아침 해가 뜨지 않아 어둠에 잠겨 버린 숲. 숲속 동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두려움에 떨며 오지 않는 아침을 기다린다. 매일 어김없이 떠오르던 아침 해가 갑자기 자취를 감추어 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마침내 동물들은 해를 삼킨 재앙의 근원을 맞닥뜨린다. 그것은 바로, 무시무시한 산불. 동물들을 따뜻하게 감싸 주던 아침 해와 달리 사나운 산불은 숲을 마구 파괴하고, 동물들의 삶을 잔인하게 짓밟아 버린다. 이 잔인한 산불 앞에서 동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도망치거나, 그저 고통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칠흑 같은 어둠을 밝히는 밝고 따뜻한 자연의 빛
산불로 인해 폐허가 된 숲에는 칠흑 같은 어둠만 남았다. 하지만 어둠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내린 단비는 두려움에 떠는 숲속 동물들을 다독여 주고, 숲을 감싼 어둠을 걷어낸다. 마침내 해의 노란빛, 앵무새의 빨간빛, 나비의 파란빛, 숲의 초록빛이 부드럽게 빛나며 독자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진다. 작가는 칠흑 같은 어둠과 밝고 따듯하게 생생한 자연의 색을 대비하여 표현함으로써 산불로 인한 공포감, 무력함을 이겨내는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을 강조한다. 이로써 이야기는 깊은 어둠이 닥치더라도, 자연은 고난을 극복하고 원래의 빛을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그림책은 저의 작은 기부이자 저항입니다.”
산불이 일어난 이유는 이 이야기에서 밝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가 언급했듯, 현실에서 산불이 일어나는 원인은 명백하다. 인간이다. 숲과 숲속 동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산불은 대부분 인간이 만들어 낸 기후 재앙 때문에, 혹은 인간이 행하는 산림 파괴와 착취 때문에 발생한다. 최근 몇 년간, 우리는 비정상적인 대규모 산불 소식을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접했다. 2019년의 아마존, 2021년의 미국 세쿼이아 국립 공원, 2021년의 튀르키예 등 전 세계 수많은 지역이 큰 산불로 고통받았다. 현재까지도 세계 곳곳의 산불 소식은 끊임없이 들려온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 동해안 산불을 비롯해 계속되는 산불이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협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는 산불을 일으켜 모두의 삶을 위협하는 것들에 저항하고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직접 나서서 싸우는 것은 쉽지 않지만,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맞설 수 있다고도 덧붙인다. 작가는 “이 그림책은 저의 작은 기부이자 저항입니다.”라고 말하며 저항의 방식으로 그림책 만들기를 택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작가가 말했듯, 자연환경을 위협하는 것들에 직접 맞서 싸우는 활동가들을 지지하거나, 환경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퍼뜨리는 것 또한 저항의 한 방식일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모든 독자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각자의 방식으로 옳지 않은 일에 저항하며 맞서 싸우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저자 소개
_파비올라 안초레나(Fabiola Anchorena) (글)
페루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습니다. 건축을 공부했지만 인공물에 회의를 느껴 자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드로잉, 판화, 조각, 도예 등 다양한 기법을 이용해 자연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짓습니다. 『아침을 기다리는 숲』으로 제15회 콤포스텔라 국제 그림책상을 수상했습니다.
저자 소개
_문주선 (옮김)
대학에서 스페인어와 영어를 공부했습니다. 출판사에서 어린이책을 만들면서 외국의 좋은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카피바라가 왔어요』 『할아버지의 마지막 여름』 『시몬의 꿈』 등을 번역했습니다. 쉽게 하고 싶지만 여전히 어려운 일은 어린이의 마음을 아는 일과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