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퓰리처상 수상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 메리 올리버
개와 주고받는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다
치열하고 아름다운 것을 향한 시인의 투명한 목소리
메리 올리버가 사랑한 세계
인간과 자연 세계의 연결성을 기민하게 감지하며 조화로운 삶을 노래하는 메리 올리버. 1984년에 퓰리처상, 1992년에 전미도서상을 받은 그는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이다. 2009년 조 바이든(당시 미국 부통령)이 9.11테러 희생자 추모식에서 메리 올리버의 시 「기러기」를 낭독했을 정도로 위상이 독보적인 그는 국내에서도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하면서 많은 사랑과 지지를 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개를 위한 노래』는 『천 개의 아침』(마음산책)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소개되는 메리 올리버의 시집으로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인간과 개의 특별한 유대를 찬양하며 사랑하는 개와 함께한 순간들이 시 서른다섯 편과 산문 한 편에 담겼다. 1935년에 태어나 2019년 여든세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메리 올리버의 삶을 지탱해준 것은 자연이었다. 넓은 들판과 축축한 늪, 울창한 숲과 깊은 바다의 품 안에서 깨달은 자유를 시로 그려냈다. 그 자연 안에서 개는 인간과 달리, 무수한 존재들을 낱낱이 구분할 수 있는 존재다. 개는 인간이 듣지 못하는 조약돌같이 조그만 들쥐의 심장소리에 귀 기울인다. 메리 올리버는 『개를 위한 노래』를 통해 “걱정거리와 문제가 가득한 현대(85면)”로 들어오면서 인간이 잃어버린 ‘야생성’을 간직하고 있는 개를 찬양한다. 자연 속의 위대하고 아름다운 기쁨에 기꺼이 매료될 줄 아는 개에게 멈추지 않는 감탄을 보낸다.
이 시집에는 또한 실제로 메리 올리버가 평생을 함께한 반려견들의 그림이 특별 수록되어 메리 올리버를 사랑하고 있는 국내 독자들에게 특별한 선물로 다가갈 것이다.
“난 날마다 모든 게 아주 좋아!”
메리 올리버를 사랑한 털북숭이 작은 친구들
메리 올리버는 푸른 어스름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마다 산책했다. 그 곁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음을 같이하는 개가 늘 있었다. 사랑하는 퍼시를 비롯해 베어, 루크, 벤저민, 바주기, 리키 등 평생을 함께한 개들은 시인에게 인생 최고의 동반자이자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안내자였다.
“개는 야생적인 존재로서 인간에게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기도 하지만, 한없이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결코 변함이 없는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랑 덩어리로서 사랑의 기쁨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메리 올리버와 개들이 나누는 사랑과 교감은 우리가 고독한 삶에서 갈구하는 진정한 관계 맺음이다.” (89~90면, 「옮긴이의 말」 중에서)
폐차장에서 태어나 꽃을 좋아하는 루크, 유기견 출신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벤저민, 작은 몸으로 병을 이겨낸 용감한 퍼시, 쿠바 출신이라 연애를 잘한다는 리키, 세상을 사랑할 줄 아는 베어, 정직한 눈을 가진 까만 개 바주기. 그리고 이빨로 목줄을 끊고 시내를 자유로이 돌아다니면서 친구들과 정답게 인사를 나누는 새미까지. 시인은 야생성을 품고 유연한 삶을 살아나가는 개들에게서 자연의 이치를 배운다. 동시에 스스로 옭아맨 목줄을 끊어내지 못하는 인간에게 넌지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혹은 어쩌면 당신을 구속하고 있는 줄을 끊는다면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경이로운 일들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43면, 「목줄」 중에서)
메리 올리버는 매사추세츠에 있는 예술가들의 낙원 프로빈스타운에서 50여 년을 살면서 지극히 단순한 삶을 살았다. 그의 작품 속에서 동물과 인간은 별개의 존재가 아니라 마음이 통하는 개체로 함께 등장한다. 특히 개들은 사람이라면 불가능한 방식으로 친구가 되어주고 위로를 전한다. 이를 테면 슬플 때 당신 곁에 누워 온기를 전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함께 나눈 따스한 기운은 우리가 서로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같은 동물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만든다.
“이른 새벽의 서걱거리는 푸른 공기 속에서 우리는 녀석이 바닷가를 따라 일출의 첫 분홍빛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지켜본다. 우리는 풍경과 하나가 된 그 즐거움에─자연 속의 그 위대하고 아름다운 기쁨에 매료된다. 개의 즐거움을 보고 우리의 즐거움도 커진다. 그건 작은 선물이 아니다. 그건 우리가 자신의 개와 길거리의 개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모든 개에게 사랑뿐 아니라 경의까지 보내야 하는 커다란 이유다. 음악이나 강이나 부드러운 초록 풀이 없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개들이 없다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86~87면, 「개 이야기」 중에서)
시인은 자연으로부터 얻은 안식과 개에게서 받은 위로를 사랑이라 부른다. 목줄을 하지 않고 저만치 앞서가는 개의 이름을 부르며 다가가듯, 독자들이 자연 속에 안길 수 있길 기대한다. 지금 메리 올리버는 눈부신 포옹을 하고 있다.
저자 소개
_메리 올리버(Mary Oliver) (글)
1935년 미국 오하이오에서 태어났다. 열네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해 1963년 첫 시집 『항해는 없다 외(No Voyage and Other Poems)』를 발표했다. 1984년 『미국의 원시(American Primitive)』로 퓰리처상을, 1992년 『새 시선집(New and Selected Poems)』으로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천 개의 아침』을 포함한 스물여섯 권의 시집이 있으며 『완벽한 날들』 『휘파람 부는 사람』 『긴 호흡』 등 일곱 권의 산문집을 썼다. 예술가의 고장 프로빈스타운에서 소박한 삶을 살다 2015년 플로리다로 거처를 옮긴 뒤 2019년 1월 17일 여든세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저자 소개
_민승남 (옮김)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앤 카슨의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레드 닥〉』, 이언 매큐언 『넛셸』 『솔라』 『스위트 투스』, 필립 로스의 『사실들』 등이 있다. 메리 올리버의 든든한 안내자 역할을 하며 산문집 『완벽한 날들』 『휘파람 부는 사람』 『긴 호흡』, 시집 『천 개의 아침』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