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작가

[더책]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시모나 치라올로(Simona Ciraolo) 작가 소개
옮김
엄혜숙 역자 소개
출간일
2016-10-25
ISBN
9791186621172
페이지
40
가격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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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할머니와 아이의 따뜻한 교감을 듬뿍 담은 사랑스러운 그림책

이 책은 할머니를 꼭 안고 있는 아이의 표정과 몸짓이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밝고 따뜻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기억과 추억이라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키워드를 할머니와 아이의 따뜻한 교감을 통해 밝고 유쾌하게 담아내면서도 그 안의 깊이를 놓치지 않은 작가의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작가는 한결같이 밝고 따뜻한 채색을 유지하며 사랑스러운 글과의 완벽한 조화를 만들어 냅니다. 인물의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쓴 작가는 할머니의 주름살에 정말로 기억이 담겨 있는지 확인하는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표정을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럽게 그려 책을 보는 내내 미소 짓게 만듭니다.

소중한 삶을 살았을 이 세상 모든 할머니들에게 바칩니다.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선호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 아이는 왜 할머니 주름살이 좋다는 것일까요?
할머니 생일 날 가족이 모두 모여 파티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아이는 할머니를 유심히 바라봅니다. 이런 날은 할머니가 마냥 행복할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할머니 얼굴을 자세히 보니 어딘가 슬프고 걱정스러워 보였어요. 얼굴에 주름이 많아서일까요? 그래서 아이는 할머니에게 주름살이 걱정되는지 묻지요. 그러자 할머니는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오히려 이 주름살이 좋다고 합니다. 그 안에는 할머니의 소중한 기억이 담겨 있다고 하면서요.
아이는 그런 할머니의 말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저 작은 주름 안에 기억이 담길 수가 있겠어요? 그래서 아이는 할머니의 말이 사실인지 알아보기로 하지요. 아이는 주름살을 하나하나 짚어 가며 그 안에 어떤 기억이 담겨 있는지 할머니에게 묻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할머니에게는 소중한 일들이 참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미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낳아 돌보는 것을 보며 커다란 수수께끼를 풀었던 이른 봄, 친구들과의 최고의 바닷가 소풍, 젊을 때 할아버지와 놀이공원에 갔던 일, 여동생에게 아름다운 드레스를 만들어 선물로 주었던 순간, 누군가와 처음 작별 인사를 하며 슬프게 울었던 기억, 손녀가 태어나서 행복했던 일. 모두 할머니가 과거에 겪은 일들입니다. 하지만 그 일들은 그저 일련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고, 할머니 주름살에 깊이 담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주름살 안에 기억이 담겨 있다.’라는 할머니의 말은, 삶을 살아가는 시간 동안 사람은 단지 늙는 게 아니라 저마다 고유한 삶의 기억을 각자의 몸과 마음에 차곡차곡 쌓아 가는 거라는 뜻이겠지요. 그렇기에 아이는 할머니와의 소중한 경험들을 함께 나누면서 그 순간들을 담고 있는 주름살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노년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멋진 작품 _엄혜숙(번역가, 그림책비평가)

우리는 대개 노년의 시간을 어둡고 우울하게 생각하곤 합니다. 노인이 되면 어릴 때나 젊을 때에 비해 활기가 떨어지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무기력하고 병약한 존재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물론 노년의 시간에는 겁 없이 무엇이든 도전해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며 현재를 즐겁게 관조할 수 있는 때일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졌던 책임을 마무리 짓고, 오롯이 평화롭고 즐겁게 지내면서요.
이 작품은 글은 얼마 안 되지만, 아름답고 생기발랄한 그림을 보면서 오래오래 즐길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할머니의 생일이라는 시점을 채택해, 삶의 의미를 돌이켜 볼 수 있게 합니다. 이 작품에서 손녀는 할머니에게 삶의 소중한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입니다. 손녀와의 대화를 통해 할머니는 즐겁고 소중한 기억을 현재로 불러왔으니까요.
우리가 겪은 일들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기억이 되어 우리 속에 담겨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들은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요. 그러다 누군가가 또는 무엇인가가 그것들을 떠올리게 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 그것들은 단지 ‘옛날에 있었던 일’이 아니라 ‘지금도 소중한 어떤 일’이 됩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소중한 기억과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어요. 과거든 현재든 언제나 나이테를 두르고 있는 나무처럼 말이지요.
요즘 저도 흰 머리카락이 한 올 두 올 생겨나면서 노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이 책은 노년에 대해 좀 더 밝게 여길 수 있게 해 주더군요. 미래란 따로 있는 게 아닌, 현재의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다는 것 또한 깨닫게 해 주었고요. 노년에 대해 밝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멋진 작품입니다. 할머니가 간직해 온 소중한 사진첩을 손녀와 함께 아주 오랜만에 펼쳐 보는 듯한 전개 방식은 흔히 만날 수 없는 구성으로, 특히 세대를 아울러 온 가족이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기에 더없이 좋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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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_시모나 치라올로(Simona Ciraolo) (글)
시모나 치리오로는 이탈리아 샤르데냐 섬에서 태어나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에 있는 국립영화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습니다. 그 뒤에 영국으로 건너가 케임브리지 예술대학에서 어린이 그림책 석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지금은 런던에 살며 그림책, 텔레비전 애니메이션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바스티안 워커 상을 받았고, <날 안아 줘><도대체 언니에게 무슨 일이 있어난 거지?> <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 등의 그림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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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_엄혜숙 (옮김)
어린이책 편집자로 일했고, 지금은 그림책 작가 및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케이크』 『비밀이야, 비밀!』 『통통아, 빨리 와!』 『세탁소 아저씨의 꿈』 『야호, 우리가 해냈어!』 등을 썼고, 『큰고니의 하늘』 『섬수리부엉이의 호수』 『문을 통통』 『비에도 지지 않고』 『숲속 피아노』 『내 고양이는 말이야』 등을 우리말로 옮겼습니다.